비누도둑 데모 interview Q & A (1999년 5월경 작성, 약간 수정)

펑크 맞나요? *^^*

-넵,,양식적인(스타일) 면에서는 펑크가 맞아요. 일단 단순한 구성과 직설적인 가사가 그렇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다른 펑크밴드와는 많이 다른데요...

-네, 다르죠. 뭐 거의 펑크밴드로 분류되기가 힘들거 같은데,, 그래서 포스트펑크라고도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기도 해요.. 어쨋거나 기존의 펑크 밴드에 '대해서' 뭔가 다르게 만든 것임은 틀림이 없죠..참고한달까..장르적으로 의존하고 있죠.

어떻게? ^^;


-넵.. 그러니까..사운드나 모나 이전에, 기본 태도에 있어서 우리는 앞날이 막혀있는 노동계급 청년들로서 저항하는 펑크가 아니에요. 저항하다 끝날 운명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것을 건설 할 힘이 있다! 고 말하는 밴드입니다

음, 자신 있으시군요...^^; 근데 힘이라고 하신게, 무슨 힘을 말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전망이 있으신가요?

-네, 그 힘은 과거에서 물려받은 웃기는 사회, 제도들을 무력화하고, 자유롭고 새로운 네트를 건설할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나는 사이버 시대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인데요, 이것은 모든 사람을 구원해줄 것이다 식의 그런 건 아닙니다.보편적인 처방이란 명백한 사기일 뿐이죠. 중요한 것은, 지금 시대의 흐름이 우리에게 가능하게 하는 객관적인 힘입니다. 부모 세대가 되풀이해왔던 삶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힘이죠. 사이버 세계에서 교류하고 힘을 모으고 다른 공간을 건설하는 것, 다른 취향과 다른 삶의 양식들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 쉽게 말하자면 전통적인 조직 사회의 바깥에서도 돈을 벌고 잘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거죠.

엄청 좋은 얘기군요.. ^^; <--> *^^* 근데, 가능할련지...

-아, 난 모두가 다 할 수 있다고는 하지 않았어요. 70년대에 혹은 80년대에 태어난 신세대라는 이유로 그렇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제대로 알고,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굳세게! ...^^; 노력해야죠. 그러니까, 난 그렇게 자기 뜻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자들의 하나로서 노래를 하는 겁니다. 나의 노래는 개인적이기도 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명확한 입장을 가진 거죠. 난 누가 누구를 대변한다는 것을 믿지 않아요.

대변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라...

-넵. 서태지가 신세대를 대변하지 않듯이, 비누도둑도 사이버펑크를 대변하지 않아요. 스스로 하나의 흐름으로서 나설 뿐이죠. 왜 '일반인'은 스스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항상 남의 얼굴, 이름을 빌려 자기를 대신해서 말하게 해야 하나요? 그런 식이라면 정보화 사회가 아니라 신인神人 수준의 안드로이드 사회가 되어도 마찬가지죠.

흠...^^;;;;;;;; 그렇다면 비누도둑은 사이버펑크인가요?

-네, 사상적으로 가장 가까운 것은 사이버펑크라고 할 수 있죠. 가장 싸구려 기계를 사용하는 자들의 주장이라고는 믿기 어렵겠지만 어쨋거나 브레인의 주장이니까 믿어봐 주세요. ^^;

사이버펑크 하면 SF물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정확한 정의를 내리신다면...?

-일반적 정의를 내리는 것은 여기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고요, 내 주장을 따라 얘기해보죠. *^^*
사이버펑크란 인간과 기계를 갈라놓는 분리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옙?? ^^;;;;;;;;;

-인간과 기계는 같이 진화해가죠. 현재 사회제도는 그 운동을 인정하고 그걸로 먹고 살면서도 인간이라는 테두리를, 궁극적으로는 개인이라는 모습으로 노동 의 의무와 소비의 권리로 제한된 그 삶의 방식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우리의 욕망은 항상 그밖으로 뻗어나가죠. 사이버펑크는 그 고착관계를 깨부수 고자 하는 거에요. 인간과 기계의 접속면에서 생산되는 주체성이 있습니다. 이걸 개인이나 민족이나 계층의 테두리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바꾸어서 다른 존재가 되도록 하자는 거죠. 인간이란 꾸리리한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 휴머니즘에 반대하는 건가요? ;;;;

-네. 인간이란 수많은 벽과 편견과 치사함으로 싸여진 아주 불쾌한 존재죠. 이 발언은 수많은 생명들의 사랑스러움을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지구는 좀더 똑똑한 존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거죠.

좀더 설명을 해주신다면...?

-네, 이를테면 완벽한 여성의 해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의 틀을 지키면서는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실행과정에서 기계와의 친화가 일어나지요. 아기공장 없이는, 여성은 자유롭지 않아요. 인간이란 존재는 스스로에 대한 근거없는 특권의식과 우월감, 비합리적인 미신으로 인해 매순간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우주까지야 몰라도, 지구에 해끼치지 않고 잘 살려면, 인간은 다른 존재가 되어야 해요.

흠... 흥미롭군요. 근데, 가사에 그런 내용들이 다 나오나요?

-언뜻언뜻 비칠거에요. 하지만 노래는 노래지 책이 아니니까, 주장에 근거를 대거나 설명을 하진 않죠.

... 음악도 이리 심오한가요? ^^;;;;

-아뇨. 심오한 건 맞는데 아주 만만하죠. 쉽고 재밌고, 즐거워요. ^^

꼭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일이죠 ^^;

비누도둑은 무슨 뜻인가요?

-'쾌락을 훔치는 요정들' 이죠 ^^

먼 소린지...

- ^^;;; 그럼 캐치프레이즈를 보시죠
'진짜'는 오로지 훔쳐야 한다! 아니면 선물 받거나.

아...^^;; 좀 자세히 말해주세요~

-쾌락은, 기쁨은 돈주고 살 수 없다는 거에요. 매순간, 자신의 인생을 살며 모험 속에서 얻어내야만 합니다. 한시라도 자기 인생을 유보하기보다는 죽음을 ^^;; 택하겠다기...보다는,,, 그런걸 강요하는 제도, 가치관을 개무시하고 제갈길을 가겠다는 거죠 모. 즐거운 인생은 쟁취하는 겁니다. 요즘엔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즐겁죠. ^^


아까 얘기랑 통하는군요... 그런데, 어떻게 '비누'가 곧 '쾌락'이 되지요?

-^^;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바디샵을 비롯해서 목욕용품이 많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아주 좋은 징조라고 봐요. 자기의 몸을 사랑하는 나르시즘은 건강한 심성과 사랑, 인간관계의 기초를 이루죠.

심오함이 점점 더해가는군요 ^^;;

-실은, 비누도둑이란 말을 내가 처음 만들어낸건 아니에요. 비누도둑이라는 영화가 있죠. 자전거도둑을 패러디한 영환데, 참 재밌더군요.

그렇군요... 무슨 영환데요?

-왜 외국 티비를 보면 영화 사이에 광고가 들어가잖아요? 화면은 계속해서 이어지지만, 그 둘 사이를 가르는 규칙을 사람들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죠. 근데, 이 영화는 그 두 세계를 뒤섞어버려요. 광고의 인물들이 영화속으로 들어오고 흑백영화 속의 인물은 광고로 가서 활약하죠. 여기에 그 화면들을 만드는 사람들의 세계까지 해서 완존 카오스가 되는거죠

그래서 어떻게 되나요?

-기억이 안 나는군요. ^^;

^^;;;

-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요정' 캐릭터는 S.E.S보다 내가 먼저 시작했어요. ^^;; 생긴게 전혀 다른 요정이긴 하지만... 하늘하늘한 잠자리 날개 단 요정 말고, 땅꼬마 요정 있죠? 쪼그맣고, 귀엽고, 아주 가볍고, 일종의 그런 요정이죠. 인간에게 우호적이지만, 신의를 지킬 줄 모르는 인간은 혼내주고, 자기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아낌없이 선물을 주죠. 인간들이 만든 경계 따위는 무시하고, 한 마디로 거칠것이 없죠. 그런 이미지에요.

그렇군요... 진짜 그런 요정이 있으면 좋겠는데... *^^;;

-*^^*

닮은 밴드나 음악이 있다면요?

-없어요. 뽀대가 젤 비스므리한 밴드로는 쇼넨나이프를 들 수도 있지만, 난 이 밴드 듣기 전에 벌써 다 만들어놨거든요. 각자가 도를 추구하다보니 통하는 바가 있는,,, ^^;; 즐거운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개인적으로는 70년대 한국 포크송에 영향을 받았지만, 거의 표가 안 나요. 아주 현대적인 곡들이에요.

누구를 좋아하세요?(뮤지션)

- 블러 라디오헤드 토킹헤즈 크렌베리즈 레드핫칠리페퍼스 알이엠 욜라탱고 바이얼런트 팜므 벨벳언더그라운드 사라본느 .. 한동안 젤 카피하고 싶은 건 보노보노 주제가였는데..*^^* 요샌 그남자그여자의 엔딩이 몹시.. +요즘엔 mp3를 뒤지며 다니다 건진 fishmans가 정말 감동적입니다. 존경스러워요. pizzicato five도 정말 좋고.. underworld와 orbital도 무지 좋고.. moby의 alone도 너무 좋습니다..^^*

이번에 (99년 4월) 데모를 내셨죠...어떻게 찍으셨는지 과정을 얘기해주신다면?

-작년 9월부터인가요.. 원래 있던 베이스가 자기 음악성을 추구하기 위해 나갔는데, 베이스를 못 구한 채로 한참 되어서, 그냥 같이 찍었어요. 그래서 많은 곡들이 예전 베이스의 연주로 되어있죠. 지금 베이스가 찍은 건 라디오, 복숭아, 밑져야본전이에요. 실은 드러머도 거의 다 찍고 나서 나갔기 땜에 ^^;; 라디오랑 복숭아는 미디로 찍었죠.
대부분은 까페빵에서 친구 jiha의 도움으로 MTR 4 갖고 찍었어요. 프리 기타랑 만돌린을 해준 Michael이란 친구도 있었고요, 많은 사람들 도움을 받았어요. 나중에 보컬녹음을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서 고맙게도 공짜로 할 수가 있었어요. 정말로 돈 안들이고 열악한 조건에서 이만한 모양으로 데모씨디를 찍은건 참... 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

보컬 녹음이 젤 힘들다죠... 개인장비로 하기엔

-네 드럼도 베이스도 기타도 다 초저예산으로 무사히 해냈지만 보컬만큼은 아무 마이크로나 안 되더군요. 굉장히 노래 못 부르는 것처럼 들리잖아요, 마이크가 나쁘면... 노래 실력과 상관없는 소리가 나죠, 마이크 따라서...기계도 그렇고 ^^;; 다행히 좋은 데서 해서... 급하게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의도한 음색은 전달이 된거 같애요

만족하시나요?

-핫...^^;; 데모에 대해서 그런걸 물으심 안되죠~ 실은, 무지 모자란게 많아서 부끄럽기도 해요... 그래도 아직 부족한건 부족한 대로, 좋은 점들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서 더 나아질테니까...

어떻게 뿌리실건가요?

-잘요. ^^; 네... 씨디 굽는 일이 대단히 육체노동을 요구하는 일이라서, 많이 찍지는 못하겠구요, 대개 홍보용으로 클럽이나 레이블 등에 보내고 판매는 많이 못할거 같아요. 그래도 테이프도 좀 찍고요, 씨디는 통신판매도 할거에요

앞으로 앨범 계획이 있으시다면?

-포맷은 대충 잡아놨어요. 자작곡도 많고, 메인곡도 정했고, 어떤 이미지로 갈 것인가도 생각했고요. 하지만 아직 찍어주겠다는 데가 없죠. ^^*
일단은, 언더쪽에서 싱글을 내고 싶어요. 싱글도 실은 다 생각해 놨죠 ^^*

*^^* 그렇다면, 앨범은 오버에서 내신다는?

-네, 비슷해요. 되도록 메이저와 손잡고 앨범을 내고 싶어요. 좋은 음악은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손쉽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인디레이블로 판을 내면 기획은 인디에서 해도 유통은 메이저로 하는 식으로 하면 참 좋을텐데 하고 생각해요.

포부가 크시군요...

-언더와 오버를 넘나드는 모양이 가장 좋을거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론 클럽공연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케이블티비를 잘 활용하는 거죠. 뮤직비디오로 얻는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어요. 기획측의 역량에 의존하는 거라서 아직은 욕심으로 하는 생각이지만, 아시아엠티비를 통한다면 동아시아 공략도 무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하고요, ^^; 난 영국에 진출하는게 꿈이랍니다. 일본도 무지 가고싶고요

꼭 이루시길 빌겠어요. ^^

-고맙습니다. ^^*

긴 말씀 감사합니다

-뭘요, 즐거웠어요. 그럼, 여러분 모두 즐거운 인생- ^.~

(위 인터뷰는 가상 기자와 비누도둑의 보컬이 가진 가상 인터뷰였습니다)

back to bi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