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3 남자를 죽이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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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싫어하는 남자들이 있다. 하나는 길거리에서 가래침을 크엑~하고 뱉어대는 남자들이고 또 하나는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남자들이다. 물론 남생각 안 하고 담배피우는 사람도 싫지만, 그것은 남녀불문이니, -.-; 싫어하는 남자로 유형화하기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종종 사람 짜증나게 하는 일이지만, 현대사회의 남자들은 자기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오줌을 갈기던 그 옛날 수컷의 버릇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남들이 불쾌해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 특히나 한국남자들의 안하무인은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인류가 만든 문명사회라는 것은 '인구조밀'을 특징으로 한다. 게다가 도시라는 것은 원래가 자연적으로는 도저히 유지가 불가능할 인구를 인공적으로 과밀거주하게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 아니던가? 그래서 지금까지 문명사회의 남성은 자기 안의 호전성을 죽일 수밖에 없었고, 그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덕분에 요즘의 젊은 남성들 중에는 예의바르게 자라나 자연스럽게 남을 배려하고 자기의 몸놀림을 조심하는 싹싹한 친구들도 제법 많다.
남자들의 짐승적 특성이 약화되는 현상에 대해 린 마굴리스는 [섹스란 무엇인가?](지호 2000)에서 두 가지 동기를 제시한다. 하나는 방금 말한 인구조밀이고 또 하나는 인류 진화의 경향성인 네오테니(어린애성)이다. 네오테니란 인간이 다 커서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 성질을 갖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란 미숙아로 태어나 평생을 놀이하고 학습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 변해가는 존재다. 여기에, 지금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유연하게 타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린애성을 갖는 것은 더욱 필수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수컷성을 죽이고 좀더 부드럽고 유연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남자들이야말로 미래를 차지할 남성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더더욱 많아져 버릇없는 남자들의 세력을 눌러버려야 나라가 잘 될 것이다.
내 생각에, 아름다운 남자란 반드시 잘 생기고 풋풋한 젊음을 과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더 본질적인 것이 있다. 지금 세상에서, 아름다운 남자란 자기 안의 수컷성을 죽일 줄 아는 남자다. 지하철처럼 여럿이 나누어쓰는 공간에서, 자기 몸집이 크더라도 1인당으로 주어진 공간으로 일단 만족하고 거기서 넘치지 않도록 남을 생각해줄 수 있는 남자, 자기의 냄새를 아무데서나 불쾌한 방식으로 내뿜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은은하게 자기 존재의 향기를 풍길 수 있는 남자, 그런 남자가 바로 아름다운 남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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