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9 미디어와 트랜스젠더, 성적 다양화와 진화하는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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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화제가 되었고, 요즘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트랜스젠더 스타 하리수를 보면, '매스미디어와 유행의 순기능'이라는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처럼 웃기지도 않은 성적 보수주의의 테러가 횡행하는 나라에서, 비록 그 뒤에서 열심히 호박씨는 까고 있지만 역시 보수적인 한국 남자들 역시도 너무 이쁜 여자가 나와버리니까 '용서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이라니.
여자들이야 물론, 너무 이쁘기 때문에 그 여자를 '인정'한다. 객관적으로(주로 외모로) 평가해서 자기보다 낫다고 여겨지는 연예인은 인정하고,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연예인은 깎아내리는 것이 여자들의 일반심리다. 하지만 남자들에겐 과거에 남자의 몸을 갖고 있던 여자에게 반해버리는 자신을 인정해야 하는 약간 복잡한 과정이 있는데, 동성애에 대해서는 혐오증도 아니고 아예 그런 거 없다 식으로 강고한 이성애 독재주의를 표방하다가도 너무 예쁜 트랜스젠더에게는 집단으로 껌뻑 넘어가 버렸다는 것은 참으로 재미난 일이다. 남자들의 이성을 교란시키는데 한몫을 한 미디어의 대량포화 공세가 이때만큼은 역사에 도움이 된 듯이 보인다.
물론 계속 도움이 되려면 하리수 하나로 끝나면 안 될 것이고, 앞으로 더 많은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 스타가 나와야 할 것이다. 게이도 나오고 레즈비언도 나오고. 무엇보다도 남자가 된 트랜스젠더가 나와 뭇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해야 제대로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 변화란 체면치레 보수주의와 뒷구멍 방탕주의의 이중구조를 유지하는 기만적인 사회에서 성적 다양성을 용인하는 사회, 더 나아가 각 개인들이 집단들이 자기의 섹슈얼리티를 추구하는 것을 존중하고 독려하는 사회로 바뀌어가는 것을 말한다. 물론 보수주의 극단은 더욱 펄펄 날뛰게도 되겠지만, 그래도 인생들은 꽃피어야 한다.
남성중심의 사회구조를 공격하는 것은 페미니스트들만이 아니다. 인류의 진화는 지금 성과 생식을 가족과 결혼 제도로 단단히 묶어놓으려고 하는 보수주의의 노력을 와해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는 피임, 동성애, 성전환, (앞으로는) 사이버섹스 등의 전지구적인 성과 생식의 분리현상은 인류의 성적 번식이 그동안 너무나 성공적이었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로 설명한다. 성적 번식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인구증가가 문제가 된다면, 그 대안으로서 마약이나 전쟁보다는 성적 다양성 쪽이 최소한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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