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좋은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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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요새말로는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니,
그동안 미뤄왔던 책추천을 하려고 한다.
(가을엔 다 놀러다니라 바쁘다고들 한다..-0-;)
기쁘게 읽은 책들, 독자 여러분께도 큰 기쁨이 되길 바라면서..
[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 (1989, 이현진 옮김, 한길사 1995)
첫장부터 스타일에 대해 시오노 나나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다.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자기의 향기를 발산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섬세하고 매혹적인 에세이집. 매력적인 남자란 어떤 남자인가, 남자의
육체는 어떻게 아름다운가, 남자의 낭만이란 무엇인가? 등 주옥같은 글들이
이어진다. 남자의 목덜미에 관한 시오노 나나미의 취미론도 무척 재미있다.
여자와 핸드백에 대한 일화, 나타샤를 변호한다, 머리좋은 남자들의 대화도
나에겐 깊이 파고들었다. 한번 사두면 일년에 한번씩은 꺼내서 또 보아야
할만한 책.
[괴테와의 대화] 요한 페터 에커만 (1848 완간, 박영구 옮김, 푸른숲 2000)
문학청년 에커만이 말년의 괴테와 가까이 지내면서 괴테와 나눈 대화들을
기록한 책이다. 나는 예전에 이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최근에
새로 나온 귀엽게 생긴 장정의 번역본을 보고 사들인 후,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변했던 것이 여기에 또 다 들어있었구나, 하는 감동의 해후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다시 만난 책으로는 김용옥의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있다.) 정말이지 구구절절이 가슴을 찌르는 명언들이 이어져서,
맘에 드는 페이지를 접어놓자면 책이 처음 두께의 2배로 부풀어오를
지경이다. -0-; (그래서 많이 자제하면서 일부만 접었다.) 노련한 대가의 그
뛰어난 통찰력이 가능한 것은 내 생각엔 지칠 줄 모르는 정열과 호기심
때문, 말하자면 삶에 대한 대한 경건한 태도와 함께 능란하게 활용하고
있는, 고통과 쾌락에 대한 균형감각의 덕이 아닐까 한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특히 창조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저주의 몫] 조르주 바타이유 (1967, 조한경 옮김, 민음사 2000)
[에로티즘], [에로티즘의 역사]로 유명한 바타이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책 앞에 달린 [소모의 개념]이라는 작은 논문부터가
사람을 흥분시킨다. 사실 바타이유의 이론은 간단명쾌하다. <살아있는
유기체는 원칙적으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만약 그 초과 에너지를 성장에 쓸 수 없다면,
낭비될 수밖에 없고 반드시 낭비되어야 한다. 단지 그 낭비의 방법만이
문명들마다, 사람들마다 다른 것이고, 그 섬세한 낭비윤리가 정신과 사상,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등동물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연계의 거대한
낭비라는 사실을 먹고사는데 바쁜 인간들은 흔히 잊어버리곤 한다.
환경보호론자들도 이 책을 읽고 균형감각을 깨우쳤으면 한다.
20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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