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애들이공부도잘하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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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쁜 것과 공부 잘 하는 것, 혹은 머리 좋은 것은 원래는 상관없는 성질이다. 예쁜 유전자와 머리 좋은 유전자는 그리 큰 관계가 없다. (그렇게 보인다. 이것을 확인하는 것은 당장엔 어려운 문제이니 일단 그렇다고 가정하고 논의를 시작하자. 실제로 예쁘고 머리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못 생기고 머리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네 가지 경우가 발견되는 것만으로도 반증은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후천적인 원인과 선천적인 유전자 조작(우성생식)에 의해 위의 두 가지 경향성이 나온다.

첫째, 후천적으로, 예쁜 애들은 공부를 안 한다.

예쁜 애들, 특히 예쁜 여자애들은 예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고 인기좋고 자부심이 넘치므로 힘들여 공부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하기 쉽다. 그러므로, 노력을 덜 해서 공부를 잘 하지 못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선천적으로, 예쁜 사람과 공부 잘 하는 사람이 결혼해 예쁘고 공부 잘 하는 애를 낳는다.

우성생식의 강렬한 욕망에 의해, 예쁜 사람과 머리 좋은 사람이 짝을 지어 예쁘고 머리 좋은 자식을 낳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머리 좋고 공부 잘 하는 남자가 한국 사회에서는 출세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매우 좋은 조건이다. 이런 남자가 예쁜 부자집 딸과 결혼한다. 이 때 예쁘고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워낙에 잘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 때문에, 유전자가 왠만큼만 따라주면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혹 너무 안 생기게 나오면 성형수술이라도 시켜줄 수 있다.

그 다음, 그런 애들이 커서 다시 결혼해서 애들을 낳는다. 당연 예쁘고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이 과정을 2, 3대만 되풀이해보자. 못 생기고 공부 못 하는 애들이 나올 위험성은 매우 낮아진다.

보통 사람들은 너무 억울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일단 자기보다 더 잘난 자식을 만들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야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우성생식의 과정은 흔히 말하는 부유층 외에도 중산층에서도 충실히 시행되고 있으며, 사회가 과거보다 부유해짐에 따라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쁘고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많아진 것이다. (예전엔 훨씬 드물었다.)

둘째 경향을 지지하는 후천적인 이유: 꾸미기 권하는 사회

그리고 우성생식의 경향 외에도 요즘 사회가 예쁘게 꾸미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고 청소년기에도 미용과 패션, 남녀교제에 대해 허용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의 경우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만 하고 있기가 어려운, 예전보다는 상당히 꾸미기 전선에 내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물론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은 외모 및 꾸미기 압박을 받는다는 점에서 불만이 많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패션의 경향이 훨씬 다양화되고 (인터넷 및) 사회기반이 풍성해졌으므로 나름대로 편하고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을 연구한다면, 그런대로 누구나 즐겁게 자기멋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획일적인 미적 기준 아래에서라면 미인이 못 될 많은 사람들이 개성적인 멋을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미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측면에서는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 한다'는 자유-민주주의의 확산 현상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시사코멘트 2005.9.5